로스트 저지먼트 - 심판받지 않은 기억 PS5 후기

 

용과 같이 스튜디오의 저지 시리즈 두 번째 작 - 로스트 저지먼트

플레이 시작은 작년 추석 전이었는데 중간에 다른 게임들부터 엔딩을 보면서

뭔가 늘어지는 기분으로 천천히 플레이하다가 이제야 엔딩을 봤다.


그래픽이 더 세밀해져서 그런지 기무라 타쿠야도 더 늙어버린 느낌..



저지 아이즈도 그랬지만 초반에 유저의 몰입감을 증폭시키는 자극적인 사건 연출이 시작된다.

 

이번 작품은 '왕따 - 학교 폭력'이 주 이야기인데 주변에서 자주 발생하고 누구나 분개하는 문제지만

막상 입에 담기에 꺼려하는 소재이고 당연히 어두운 이야기와 불쾌함, 분노 등을 동반한다.

그나마 나고시 디렉터는 정의에 대한 나름의 확고한 철학이 있기에 이 이야기를 

건드릴수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학교폭력 사건이 이야기의 시작이기 때문에 당연히 학교에서의 생활도 게임에 포함되고

불량스러운 고딩도 두들겨 팰 수 있다. 속 시원한 건 덤.


게임의 볼륨과 연출, 진행 등은 여전히 훌륭하지만 

게임으로서 많은 콘텐츠 요소가 뒤섞이다 보니 추리나 서스펜스 자체는 팍 줄어든 느낌이다.

개인적으론 용과 같이 시리즈가 종합 선물세트 같은 느낌이니까

저지 시리즈는 메인스토리에 더 많은 집중을 하고 전투나 사이드 퀘스트 요소를 줄여서

정통 서스펜스물이 되었으면 하지만 그건 그냥 내 생각이니까.


게임 내 스캔 모델링이 잘되서 귀엽고 예쁘다는 느낌이 들었던 사와 선생과 학생 아마사와.


성으로 봐서 틀림없이 재일교포 깡패인 모양이다.

 

전작의 원무와 일섬에 더해 흘리기가 더해진 '류' , 유료 DLC로 복싱 스타일인 '권위'까지

추가되었는데 난 이 게임에서 전투 시스템을 그리 파질 않아서 류와 일섬만 사용했다.

보통 난이도 기준으로 전작보다는 전투는 좀 쉬운 느낌인데 이게 쉽다기보다

전투 도중에 음식 아이템을 무한으로 먹을 수 있다 보니 전투의 긴박감은 떨어졌던 것 같다.

 

본 게임의 전투보다 사이드 스토리 '청춘드라마'중 하나인 권투가 더 싸우는 재미가 있었던 듯.



청춘드라마 얘기를 했는데 이 게임을 작년에 사놓고 플레이가 늘어진 이유가 바로 이 청춘드라마 때문이다.

 

게임 내 등장하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동아리 및 방과 후 이야기들이 사이드 퀘스트로 나오는데 이게 볼륨이 엄청나다.

여러 미니게임이 각각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데 댄스동아리, 로봇동아리, 권투선수를 지망하는 불량학생부터

스케이트 보드, 폭주족 등등.. 문제는 이게 조금 해보면 또 재미가 없는 게 아니다 보니

메인 스토리 도중에 이 청춘드라마를 30시간 이상 플레이했고 그 후 현타가 와서 게임이 루즈해버렸다.

 

이게 이 게임의 장점이자 큰 단점이라고 생각되는데 다른 오픈월드 게임처럼 이 게임도

서브, 사이드 퀘스트를 하다 보면 메인 스토리의 집중력이 떨어지게 마련이지만

저지 시리즈는 스토리가 아주 진중하고 무겁기 때문에 가볍다 못해 하이 코미디스러운

청춘드라마를 메인 퀘스트 중간에 이렇게 큰 볼륨으로 플레이해야 하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 

메인 스토리와 별개로 나누던가 2회차에서 열리는 콘텐츠였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들지만

그러면 막상 본편의 콘텐츠는 팍 줄어들었을 테니..


스토리의 매끄러움은 전편인 저지 아이즈가 낫지만

로스트 저지먼트가 분명히 좀 더 어려운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해된다.

전작도 그렇지만 쉽게 결론 내리기 힘든 이야기를 게임으로 만들고

누구나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마무리 지은 건 참 대단한 것 같다.

 

나고시 토시히로 디렉터는 이 작품을 끝으로 세가를 퇴사하고 넷이즈 쪽 투자를 받아서

나고시 스튜디오를 만들었던데 약간 아쉬운 기분이 든다.

옛날에도 그랬지만 게임과 관련한 중국 놈들의 해외투자는 허망한 기분이 드는데

어느 정도까지 철학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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