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후기 - PS5 그란 투리스모 7

 

그란 투리스모의 새 넘버링 타이틀이 3월 초에 발매되었다.

나야 매 시리즈를 묻지마구입을 하고 있던 터라 몇 달 전에 디지털 예약 버전을 사놨었는데

발매 후 기자 리뷰나 포럼에서 반응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 다행이다.

실제로 해보니 초반 인상이 좋다.


아직도 장식장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그란 투리스모 6

2013년 12월에 PS3로 출시

 

2017년에 PS4로 출시한 스포트가 있긴 하지만 엄연히 넘버링 타이틀은

PS4는 건너뛰었고 PS5로는 그나마 빠르게 나왔다.

아마 차량 스캔 모델링 데이터를 포함해 스포트로 개발된 많은 리소스를 조정해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이제는 하드웨어를 견인하는 타이틀까지는 아니지만 나에게 그란투리스모는 새 플레이스테이션을

살 때마다 최우선적으로 같이 구매하는 게임이다 보니 특별한 감정이 든다.

GT로고를 보며 두근대던 20살의 젊은이가 벌써 45살이 되었다.


야마우치 디렉터가 모터스포츠의 근간에 심취해 스포트를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정말 반갑게도 카라이프 시뮬레이션으로 돌아왔다.

그란 스포트도 꾸준히 업데이트를 해왔기 때문에 볼륨 자체야 비슷하겠지만

멀티 E-스포츠가 메인인 스포트보다 콘텐츠에 접근하는 방식이 이쪽이 훨씬 그란 투리스모스럽다.


스포트도 나중에 업데이트되긴 했지만 처음부터 선데이 컵이 나오고

튜닝에 대한 접근을 예쁘장스럽게 비주얼로 보여줘야 진짜 그란 투리스모라고 생각한다.


사실 스포트는 심 레이싱이 아닌 시뮬레이션 감각의 스포츠 게임으로서는 완성형이었기에

이번에도 플랫 한 드라이빙 감각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스포트 유저들 말로는 차량의 롤링, 피칭, 요잉의 요소가 많이 개선되었다고 한다.

아직 뉘르 북쪽을 열지 않아서 그거 달려보면 바로 확인될 듯.

 

사운드와 관련하면 차량 관련 사운드 하나하나는 완성도 높다고들 하던데

BGM과 섞인 기본 사운드 세팅은 여전히 심심한 듯해서 역시 사운드 옵션을 입맛대로 조정하는 게 좋겠다.


경기 도중에 비가 오기 시작한다던지 해가 지는 등의 환경요소가 드디어 적절히 표현된 것 같다.

젖은 바닥을 달릴 때 노면을 보는 느낌이 실제 젖은 고속도로 느낌이 났고

낮 경기에서 차량에 비친 햇볕 때문에 눈이 부신 것도 기존 대비 훨씬 좋다.

물론 메뉴에서 차량을 볼 때도 광택감이 개선되어 보는 맛이 좋아졌다.


하드웨어가 PS5인만큼 극적인 개선점도 있는데 일단 로딩이 정말 짧다.

그란투리스모는 1편 때부터 로딩이 긴 게임이었는데 PS5에 들어가는 PCIe 4.0 NVMe가 비싼 값을 제대로 한다.

그리고 이 듀얼센스 패드가 햅틱 피드백을 지원하기 때문에 패드 플레이도 좋아졌다.

사실 햅틱 피드백이 아니라도 이 듀얼센스는 L2, R2 트리거 버튼의 감각이 레이싱 게임에 괜찮은 편이라

스포트를 이 패드로 자주 즐겼는데 그란 7에서는 많은 이들이 염원하던 액셀과 브레이킹의 가감이

패드로 구현되고 그 감각도 묵직해서 정말 칭찬하고 싶다. (물론 자이로도 됨)


패드로도 할만하긴 하지만 그란도 휠 페달이 기본인 게임이라 오랜만에 낚시의자와 핸들을 꺼냈다.


다행히 가지고 있던 T300RS도 지원된다.

플레이시트 챌린지와 트마 T300 페라리는 2016년에 샀으니 제법 오래 사용 중인데

이 정도면 본전은 충실히 뽑고 있다.


듀얼센스 대비 핸들 피드백은 여전히 아쉽지만 역시 휠 페달이 정교한 드라이빙이 되기 때문에

개인 기록이 더 좋게 나온다. 운전하는 재미도 있고.

소파에서 뒹굴거리며 게임하는 경우가 많아서 자주 꺼내진 않겠지만 레이싱 게임은 휠 페달이 좋긴 좋다.


야마우치 디렉터는 오랜 자동차 팬이라 아마 내연기관 자동차를 사랑할 것 같은데

전기차가 상당수 나오고 있고 대부분의 메이커 역시 미래의 자동차는 전기차로 낙점한 상황이다 보니

다음 그란투리스모는 과연 전기차의 시대를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하다.

 

아마 8편이 나올 때쯤이면 내 나이 50이 넘어가 있겠구나..

 

 

2022년 3월 20일 추가 - 

1. 17일쯤에 정기점검을 실시했는데 서버가 문제가 생겼는지 점검 시간이 24시간을 넘겨버림.

e스포츠라고 볼 수 있는 스포트가 아닌 그란 7에서 조차 왜 로그인을 해야만 본 게임을 할 수 있게 해 놨는지 아쉽다.

 

2. 그란 스포트때부터 클래식,하이퍼카 같은 경우는 가격이 엄청난데

오래 플레이하다 보면 언젠가 살 수 있고 차량은 티켓(프레젠스)으로 지급하기도 하니까

희소성 있는 차량에 대한 제작사의 의도라고 볼 수는 있지만

초반에 살수없는 가격대의 브랜드 초대장이 오는 것은 과금 유도로 보일 수도 있음.

 

어쨌든 그란은 새 타이틀의 사이클이 엄청 길어진만큼 오랫동안 느긋하게 즐기는 게임이 되었는데

초반 운영 이슈 때문에 유저 평가가 안 좋아지고 있어 좀 아쉽다.

스포트에 미루어 봤을 때 그란 7도 앞으로 오랫동안 콘텐츠 추가가 이루어질 텐데

좋았던 론칭 분위기랑 다르게 스포트랑 똑같이 너무 욕을 먹고 있어서 좀 슬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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