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5] 유니콘 오버로드


청소년기때 메사이어의 랑그릿사를 굉장히 즐겨 플레이했던 터라

일본식 판타지 SRPG를 좋아하는 편이다.

요즘엔 거의 나오지 않는 장르지만 내 연배의 게이머라면 대부분 SRPG에 로망이 있지 않을까.

그런데 러프하고 독특한 2D 아트워크로 유명한 바닐라웨어에서 고맙게도

예쁘고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잔뜩 나오는 중세 판타지풍의 SRPG를 발매했다.

작년에 첫공개 후 오매불망 기다리던 유니콘 오버로드.


기대작이긴 했지만 바닐라웨어는 소규모 회사다보니 대체로 큰 볼륨을 가지는 SRPG를

제대로 만들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체험판을 해보니 생각하던 것 보다도 훨씬 재미있었다.

그래서 출시일에 맞춰 바로 PS5 패키지 구입.


스토리는 평범한 편이고 바닐라웨어의 대표인 카미타니 조지가 캐릭터 디자인을

한 게 아니라서 디포르메는 평범한 편인데 그래도 예전 작품들보다 디자인이 깔끔해서

완성도가 크게 떨어져 보이진 않는다.


진행 자체는 바닐라웨어 게임답게 군상극이 주를 이루고 만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아군 부대로 편입이 가능한데 그 수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어릴 적부터 귀동냥만 들었던 슈패미 게임 '전설의 오우거 배틀'을 표방했던데

실제로 오우거 배틀처럼 내가 부대 이동 지정을 해놓으면 나머지는 실시간으로 

이동과 전투가 진행된다.


처음에는 예쁜 캐릭터 아트워크를 보면서 대충 전투를 진행하지만 부대수가 많아지고

캐릭터의 랩업에 따른 스킬과 각종 무기들이 획득되면서 부대 편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

사실 게임 난이도는 시뮬레이션치고는 상당히 쉬운 편이라 중간 난이도인 택티컬 정도면

조금만 유닛 상성을 고려해 부대를 편성하면 수월하게 진행이 가능하지만

적을 손쉽게 '압살'하면서도 뭔가 캐릭터들끼리의 컨셉을 고려한 부대편성을 하고 싶어서

계속 인원과 스킬을 바꿔가며 테스트를 해보게 된다.


다른 턴제 전투와 다르게 전투에 돌입하기 전 부대의 전투력에 따른 예상 결과치가

이렇게 표시된다. 강력한 주인공급 캐릭터들로 모든 전투에서 유리한 하이브리드 부대를

만들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적 병종에 대응하는 각종 컨셉의 부대를 만드는게 더 재미있다.

( 나는 5인팟 10부대중 8부대를 주력 운영했다. )



동일한 인원으로 꾸린 부대라도 스킬의 우선순위나 행동속도에 따른 스킬 발동순서등으로

부대의 전투력과 컨셉이 상당히 달라지기 때문에 이 부분을 계속 바꿔가면서 모의전을

해보는게 상당히 재미있었다. 더불어 예상치로 인해 결과가 정해져있어도 내가 의도한

전투가 이뤄지는지 보기 위해서 전투애니메이션도 전부 다 보는게 좋다.

(R2 버튼으로 빨리 돌려보기가 있어서 전투장면 스킵은 거의 하지 않음.)


이 편성 덱을 짜는 부분은 제법 창의적인 공략도 많이 나올 것 같은데 게임 자체가

여러 회차를 돌릴 필요가 없는 게임이다 보니 이 게임 하나에서만 소비되는게 아까운 기분이 든다.

옥토패스 트레블러처럼 이 전투를 이용한 후속작이 나와도 좋을 것 같다.


끝으로 바닐라웨어의 게임이라면 빠질 수 없는 먹방장면. 

사실 게임에 구지 안나와도 되는 연출이지만 먹음직스럽다 못해 거의 살아움직이는

느낌의 음식묘사를 보고 있으면 이걸 못 봤으면 참 아까웠겠다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1회차 총 플레이타임은 132시간, 트로피 획득도 어렵지 않아서 올해의 첫 플래티넘 플레이가 되었다.

제법 잘 팔리고 있다고 하던데 개인적인 애정으로 백만장은 거뜬히 팔았으면 하는 바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