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마지막 플레이 게임은 아틀라스의 신작 메타포:리판타지오.
페르소나 시리즈를 개발하던 P-스튜디오가 아닌 스튜디오 제로가
제작했지만 간판 개발진들이 그대로 이동했으니까 사실상 페르소나 신작이다.
가을쯤에 RPG 불감증이 와서 그란 투리스모만 하다가 뒤늦게 시작했는데
왠걸 시간가는줄 모르고 재미있게 플레이했다.
소에지마 시게노리의 캐릭터 때문에 3편부터 페르소나 시리즈에 관심은 있었는데
처음으로 사봤던 4 골든을 하다가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5는 재미있게 했고
이번 메타포는 정통 판타지를 표방한 덕에 좀 더 접근성이 좋아진듯 하다.
복잡한 설정의 여신전생이나 학원물인 페르소나와는 다르게 왕도에 가까운
마법 판타지 이야기다. 군주선거의 후보가 되어 표를 모으기 위해 모험을 한다는
스토리도 나쁘지 않았고 후반에는 에피소드들이 압축된 느낌이 들지만 전체적으로
진행도 매끄러웠다. 페르소나 5가 워낙 볼륨이 커서 그랬는지 상대적으로 좀 짧게
느껴지기는 했다.
기대했던 그래픽은 3D 리소스 측면에서는 퀄리티가 떨어진다.
특히 캐릭터의 얼굴 모델링은 상당히 미묘한데 실시간 연출이 나올때
대사창의 멋진 사이드 이미지와 괴리감이 커서 아쉽다.
그리고 여신전생 시리즈에서 볼수있는 괴랄한 몬스터 디자인이
보스에 그대로 적용되어 있는데 신규 IP인만큼 좀 멋지게 바뀌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이건 볼때마다 거부감이 좀 크다.
이 게임은 3D보다는 아름다운 2D 이미지와 화려하고 멋있는 GUI,
그리고 시원한 이펙트를 보는 맛으로 플레이한다고 생각하는게 좋다.
아틀라스 게임 대부분이 그렇긴 하다.
전투는 이펙트와 효과음이 상당히 좋고 턴제임에도 2레벨 정도 차이나는 적은
액션 RPG처럼 실시간으로 잡을수 있어서 속도감이 있다.
아군 턴을 먼저 다 쓰는 프레스턴 방식은 여전하지만 앞선 작품들 보다
공격설정이 더 간소해지고 빠른 편이라 전투가 지루하지 않다.
대신 선공격의 유무에 따른 속도감과 스트레스의 차이가 상당히 컸기 때문에
1회차는 노말보다 비기너로 플레이하는게 좋았다.
중후반부터는 각종 아키타이프(직업)을 배우고 기술을 계승,조합시켜
개성있는 파티를 운용할수 있게 된다. 프레스턴 내에서 메인 공격수에게
버프를 몰아줘서 압도적인 한두번의 공격으로 강한 적도 쉽게
잡을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쾌감이 있다.
고난이도 콘텐츠인 시련의 용들 같은 경우 처음에 9999의 즉사공격에 놀랐는데
버프와 디버프를 동원하는 공략을 참고하니 물리공격만으로 1-2턴안에 잡았다.
(아틀라스의 RPG들은 보통 마법보다 물리공격이 더 강하다고 한다.)
이 게임의 최대 볼거리인 GUI는 이번에도 제작진 특유의 각종 그래픽 폰트,
이펙트들이 멋지게 구현되었고 한글 로컬라이징도 잘 된 편이다.
UX는 메뉴이동을 자주 해야해서 매끄럽다고 볼순 없는데
GUI 자체는 많은 유저들이 얘기한대로 굉장히 화려하고 세련되었다.
페르소나 5의 로딩이나 메뉴창을 그대로 업그레이드시킨 느낌이 드는데
화려하다는 감상을 넘어 굉장히 동적인 GUI라고 할수있다.
게임내 일러스트들은 예전보다 손으로 그린듯한 느낌을 많이 살렸고
어떤 부분도 멈춰있지 않고 미묘하게 움직인다.
커다란 폰트디자인과 과감한 컬러배열은 언듯 산만해 보일수 있지만
대신 패션 포스터를 보는듯한 매력이 있다.
스토리 상 넉달정도가 주어지는데 개인적으로는 일정이 빡빡한 느낌이 들었다.
커뮤 연애요소도 없고 각종 이벤트는 단순한 느낌이 들지만
육성과 전투시스템이 상당히 간편해지고 중독성이 있어서 정신없이 1회차를 했다.
마침 연말에 연차를 소비하면서 5일 내내 2회차를 하고 플래티넘 획득.
총 플레이 타임은 1회차 90시간, 2회차 43시간.
오랜만에 집중해서 매달린 턴제 JRPG였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몰입감있는 게임을 만나면 생활 루틴이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식사와 기본적인 운동을 제외하고는 게임만 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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