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사용중인 씽크패드 X1 카본 6세대를 대체할려고 X1 카본 Gen13, 맥북프로 M4,
그외 몇가지 랩톱을 비교하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않던 X9을 구입하게 되었다.
올해 1월 CES 2025에서 공개된 레노버 씽크패드 X라인업의 신규모델인데
전통인 빨간 트랙포인트와 트랙패드 버튼을 제거하고
키보드 레이아웃을 요즘 유행하는 소위 '맥북스타일'로 변경한 제품이다.
공개 직후 씽크패드 팬들의 온갖 악담을 한몸에 받았고
나 역시도 처음엔 크게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노안이 시작되면서 X1 카본의 14인치는 화면이 작게 느껴지고
맥북프로 M4의 16인치 모델은 휴대성이 떨어져 절충안을 찾게 되었다.
그러다 15인치 화면을 탑재한 씽크패드 X9-15가 눈에 들어왔다.
때마침 최근에 NotebookCheck와 RTINGS의 리뷰가 올라왔는데
참고한 결과 꽤 괜찮은 제품이라는 확신이 들어서 CTO로 주문.
CTO 주문 제원
모델 : ThinkPad X9 15 Gen1 Aura Edition
프로세서 : 인텔 Core Ultra 7 258V (코어 울트라2세대 - 코드명 루나레이크)
(LPE-코어 최대3.70GHz - 코어 최대 4.80GHz / 32GB MOP)
램 : 32 GB LPDDR5X - 8533MT/s (패키지 내 메모리)
SSD : 2TB SSD M.2 2242 PCIe Gen4 TLC Opal (WD SN740)
디스플레이 : 15.3" 2.8K(2880 x 1800) OLED, 반사방지/얼룩방지, 16:10 논터치
HDR 600 트루블랙, 100%DCI-P3 , 500nits, 120Hz ,VRR,
GPU : 인텔 ARC 140V 내장그래픽
카메라 : 8MP IR
마이크 : 듀얼 마이크
무선LAN : 인텔 Wi_Fi 7 BE201 2x2BE , 블루투스 5.4
터치패드 : 햅틱 포스패드 (chicony)
스피커 : 돌비 애트모스 지원 쿼드 스피커
배터리 : 4셀 리튬 폴리머 80Wh
AC어댑터 : 65W USB-C 슬림 Gan 90% PCC 3핀 AC 어댑터
무게: 1.45kg부터 시작
운영체제 : 윈도우 11 Home 64
워런티 : 레노버 프리미엄 서포트 플러스 (ADP 포함) 2년 추가
할인후 총가격 : 약 265만원
CTO 주문후 8일만에 도착.
포장재질이 부들부들한게 나쁘지 않네.
생소한 통짜 알루미늄의 씽크패드.
색 이름은 썬더 그레이인데 거의 블랙에 가깝다.
매우 작고 가벼운 65W 슬림 어댑터.
X9 공개와 함께 콘센트에 직접 꼽는 나노 65W 어댑터도 출시되었는데
처음엔 이 어댑터가 포함된 줄 알았다.
어두운 회색 알루미늄에 씽크패드 로고가 붙어있으니 예전 Z시리즈가
이런 느낌이었을까 싶기도 하다. 외관 도색과 마감은 매끈하고 탄탄하며
씽크패드 로고 대비 레노버 로고가 눈에 잘 띄지 않아서 좋다.
현재 판매중인 씽크패드 P1 Gen7 같은 경우도 상판이 무광 알루미늄인데
그와는 달리 지문이 잘 묻지 않아 관리는 좀 편해보인다
기존 사용하던 X1 카본 6세대와 나란히.
15인치는 좀 큰 사이즈 아닐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렇게 크지 않다.
무게는 제원상 1.45kg으로 15인치 랩톱으로는 나름 선방한 무게지만
상하판이 전부 금속 재질이라 그런지 제법 묵직하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1.5kg를 휴대용의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는 씽크패드를 포함한 레노버 노트북의 특징이 되어버린 역노치.
개인적으로는 브랜드의 디자인 특징이라 생각돼서 그리 나쁘진 않은데
상단 개봉시에 이 부분을 잡고 한손으로 여는건 아직 어색하다.
그리고 역노치쪽의 웹캠을 물리적으로 가리는 버튼이 없어서 아쉽다.
그게 있어야 확실하게 안심되는데.
X9은 14인치와 15인치 모델은 웹캠 해상도, 배터리 용량 등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디스플레이 베젤 또한 차이가 있는데 터치 여부와 상관없이 14인치는
화면 전체가 유리로 덮여 있는 반면, 15인치는 사진에서 보이듯 모서리 부분에
플라스틱 베젤이 덮여있음.
개인적으로 덮었을 때 키보드와의 간섭을 조금이라도 더 줄일수 있다는 점에서
이렇게 돌출된 형태의 베젤을 선호하는 편이다.
썬더볼트 4와 PD충전을 지원하는 USB-C 2개, HDMI 2.1포트, 3.5mm 이어잭,
그리고 15인치 모델에는 USB-A 3.0 포트가 하나 더 달려있다.
USB-A 포트가 있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C 포트가 좌우에 각각 하나씩 있어
양쪽으로 충전이 가능한게 상당히 마음에 든다. 이게 은근 세일즈 포인트다.
공개될때 디자인 호불호가 엄청났던 후면.
양쪽에 포트들이 배치된 길게 이어진 덮개는 '엔진허브'라고 불리는데
내부 팬을 외부에서 확인할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 하판 디자인을 캐리어 같다며 놀렸지만 실제로 보면
최신 테크 제품의 느낌이 있어 생각만큼 나쁘지 않다.
엔진허브 상하부에는 얇은 철망으로 덮인 통풍구가 여러 군데 보인다.
좌우로 하단지향형 스피커 구멍.
전원버튼은 지문인식버튼을 겸하며 요즘 유행하는 울트라북에서 자주 볼 수 있듯
키보드 안쪽에 배치되어 있다. 사용감에는 큰 불편함이 없지만 1열 키들이
왼쪽으로 밀린 느낌이 들어 개인적으로는 불호.
맥북이나 다른 랩톱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중 하나인 씽크패드 키보드.
하지만 이 모델의 키보드는 그동안의 씽크패드 6열 키보드를 버린
평범한 울트라북 텐키리스 배열의 키보드다.
그래도 씽크패드 이름을 달고 나온만큼 타이핑 감각이 꽤 만족스럽다.
키 스트로크 자체는 1.35mm로 다른 울트라북과 큰 차이가 없지만 키 압력 밸런스가 좋아
누르는 감각과 반발력이 또렷하고 얇은 랩톱 키보드로는 느끼기 힘든 쫀득함이 있다.
레이아웃이 바뀌었어도 타이핑을 해보면 씽크패드 형제가 맞구나 싶긴 하다.
그리고 보통 씽크패드에는 키보드 백라이트가 수동으로 2단계가 가능하지만
이 제품은 오토모드 - 밝기1 - 밝기2 순으로 되어 있다.
자세한 사진은 없지만 햅틱 터치패드도 꽤 쓸만하다.
14인치 모델은 센실 제품이고 15인치는 치코니인데
센실이 아니라고 사용감이 떨어진다거나 한 느낌은 특별히 없었다.
나는 랩톱을 쓸 때 마우스없이 터치패드만 십여 년을 넘게 써온 터라
민감한 편인데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럽다.
다만 터치패드 면적이 넓다보니 타이핑중 패드를 건드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
민감도는 낮게 조정.
(최근 레노버 빈티지에 터치 오류와 관련된 업데이트가 있어서 패드가
튀는 현상도 거의 없어졌다.)
그런데 트랙포인트와 패드버튼을 구지 빼지 않았어도 괜찮을것 같은데..
자리가 없는것도 아니고 버튼을 삭제하면서까지 트랙패드를 이렇게 넓힐 필요가 있나?
2017년 출시 당시에는 너프당한 키보드라고 손가락질 받았지만
지금봐도 두툼한 키감을 자랑하는 X1 카본 6th.
그런데 X9 옆에 두니 올드해 보이는건 어쩔수 없네.
노트북체크 리뷰를 보면 주사율이 1200Hz라 PWM 대응에 매우 유리하고
가변주사율때문인지 OLED임에도 배터리 소모가 적으며 거기에 내가 주문한건
논터치 모델이라 인터넷에서 종종 언급되는 스크린도어 현상도 없었다.
스펙은 그렇고 실제로 보니 매우 만족스럽다. DCI-P3 100%의 디스플레이라
윈도우 SDR 컨텐츠의 과포화 채도를 피하기 위해 HDR을 켜놓고 쓰는 중.
X-Rite의 캘리브레이션 프로필도 있는데 그냥 디폴트 상태에서
HDR만 활성화해도 맥북 수준의 아주 좋은 색감을 볼수 있다.
색온도는 스펙상 6500K에 매우 가까운 편이라 아이패드 프로 M4의
레퍼런스 모드와 비교해보면 색온도가 조금 더 낮다.
그때문인지 OLED임에도 눈이 매우 편하지만 소위 누런 액정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윈도우 디스플레이 색 교정이나 인텔 그래픽 센터 앱으로
약간 조정을 하는것도 좋을것 같다.
좀 우려했던 반사방지는 상당히 좋은 수준이고 밝기도 매우 좋다.
씽크패드의 디스플레이가 요 몇년 좋아졌다고는 들었지만 이정도로
좋아졌을꺼라고는 생각도 못했네.
참고로 X1 카본 13세대는 2.8K OLED, 120Hz, SDR기준 밝기 400nit.
X9은 2.8K OLED, SDR 500nit, 120Hz에 VRR 기능이 추가되어 있다.
대신 X1 카본의 안티글레어는 반사율이 거의 모든 랩톱 OLED중 가장 낮음.
(X1 카본 13도 최근 PSREF에 500nit,VRR액정이 올라와 있는데 구매사양에는 없다.)
250nit의 X1 카본 6세대와 최고 밝기 차이.
난 그동안 랩톱은 250-300nit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X9을 쓰다가 X1C를 보면 눈이 침침할 정도로 차이가 난다.
디스플레이가 좋다보니 당연하게도 유튜브와 넷플릭스 감상이 즐거워졌다.
1인치 차이지만 14인치대비 화면의 넉넉함도 좋다.
하지만 15인치 16:10도 세로로 긴 사진이나 웹사이트를 볼때는 작게 느껴진다.
스피커 소리는 유닛면적 덕분인지 볼륨 레벨이 매우 높고 풍성한 느낌도 좋지만
AMD Tech 리뷰를 보면 14인치 대비 선명함이 조금 떨어진다는 평.
중저음은 넉넉하면서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맞는 소리를 내지만
귀에 딱 꽂히는 날카로운 느낌은 없다.
이번에 랩톱을 고르면서 필수사항이던 주사율 120Hz.
PS 리모트플레이를 자주 이용하는데 아이패드 프로로 오랫동안 리모트 기능을
사용하다보니 프로모션의 부드러움에 준하는 고주사율 디스플레이가 필요했다.
PS 포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120Hz 주사율의 디스플레이로 리모트를 해보면
60Hz는 너무 끊겨보인다.
다만 윈도우는 맥 OS처럼 듀얼센스를 무선지원하지 않는게 아쉬움.
그러고보니 15인치 랩톱중 맥북에어는 생각도 안했던 이유가 주사율때문이기도 하다.
호기심에 뒷판도 열어봤다.
15인치 모델이라 면적을 꽉 채우는 80Wh 대용량 배터리가 보이고
상단에 작은 듀얼 쿨링팬과 히트파이프, 교체 가능한 2242 SSD슬롯이 보인다.
2TB 모델인데 ssd 발열이 괜찮을지 모르겠다.
이 제품도 AURA 에디션으로 명명되어 있는데 별로 대단한건 없다.
인텔 유니온 앱으로 휴대폰과 사진연동이 가능하고 몇가지 보안관련기능이 있다는 정도.
내가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들을 설치하고 간단히 써본 결과 전체적인 사용감은 나쁘지 않다.
씽크패드 X라인 이름에 걸맞게 손이 닿는 모든 부분의 감각이 세련되었고 견고하다.
마감 품질만 봐도 씽크북이 아니라 씽크패드라고 부를만하다.
다만 키보드 레이아웃이 기존 씽크패드와 많이 다르다보니 이질감이 드는건 어쩔수 없다.
그외 루나레이크 랩톱이야 성능은 다 고만고만할테고 리뷰에서 언급된 것처럼
배터리가 꽤 오래간다. 체크는 안해봤지만 유튜브 같은 영상 콘텐츠는 15시간도
거뜬히 재생할 수 있을듯하다.
그외 윈도 24H2가 내가 쓰는 구버전 포토샵과 호환성 문제가 약간 있는데
23버전으로 돌릴수 있는지 알아봐야겠다.
추가 -
계속 켜놓고 쓰다가 나흘째 되는 시점에서 노트북을
닫을때 미세하게 톡-하는 케이블이 씹히는 느낌이 있다는걸 알아챘다.
노트북을 닫을때마다 간헐적으로 느껴져서 고객센터에
연락해 점검이 가능한지 물었는데 구입한지 얼마 안되었으니 센터에서
불량처리를 받아 교환하는게 어떠냐고 한다.
그래서 센터에서 불량판정을 받고 되돌려보낸후 CTO 새 제품을 기다리는 중.
첫인상이 별루였으면 미련없이 환불했겠지만 좀 더 써보고 싶어서
교환을 신청했는데 레노버 AS는 역시 과정이 불편하다.
초기불량 판정의 경우는 출장으로 안되고 직접 센터로 가져가 불량판정서를 받아야함.
추가2 -
노트북을 되돌려보낸지 3주 지난 4월 28일 새 제품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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