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아름다웠던 턴제 RPG - 클레르 옵스퀴르 : 33 원정대 후기

 

'유미아의 아틀리에'를 끝내고 나니 6월 말 출시 예정인 '데스 스트랜딩 2'까지 

3주라는 애매한 시간이 생겨 미뤄두었던 클레르 옵스퀴르 : 33원정대를 플레이했다. 

이 게임은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한국유통을 담당하고 있어 관심이 있었지만

 유저들의 피드백에 따르면 난이도가 높고 피로도가 크다는 평가가 많아 흥이 좀 식었었다.

그래도 회사에서 취급하는 게임인데 더 미루다 보면 결국 안 하게 될 것 같아 일단 시작했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타이틀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뒤틀린 에펠탑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원정의 시작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상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적 디자인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월드맵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전투 턴 화면

요즘 서양 게임들이 게임성은 부족하면서 PC요소만 잔뜩 넣은 경우가 많은데

이번 작품은 오랜만에 완성도 높은 서양 게임이었다.

페르소나식 턴제 전투를 잘 개량했고 19세기 프랑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설정과 

아름다운 다크 판타지 배경, 게임 전반에 흐르는 인상적인 오페라풍 BGM까지,

올해 GOTY 후보로도 손색없는 매우 좋은 작품이었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매우 뛰어난 라이팅 환경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적 실루엣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이동수단 획득후 월드맵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흑백 연출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보스전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중반 페인트리스의 이야기

1. 연출과 스토리 - 

미국이나 일본의 주류 게임과는 달리, 프랑스 개발사다운

예술성이 물씬 풍기는 연출과 설정이 인상적이었다.

뒤틀려버린 에펠탑이라던지 "퓌탱", "메르드"같은 프랑스욕설도 참신하게 다가왔다.

언듯보면 평범해보이는 디스토피아 스토리지만 진행과 반전이 계속될때마다

소재가 매우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흑백으로 처리된 연출과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멀티엔딩 등 보기드물게 예술성이 돋보이는 게임이었다.

다만 이야기 구조가 '완벽한 한 편'으로 짜여 있어 후속작은 어려울 것 같다.

개발진들이 유비소프트 출신으로 JRPG를 오마주하며 만들었다고 하는데 

자기들이 만들고 싶던 게임을 정말 잘 구현한 듯하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골그라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골그라와의 대결

2. 전투 - 

이 게임을 처음 알게 된 건 작년 첫 공개 당시 아틀라스의

페르소나식 턴제 인터페이스와 유사한 전투화면 덕분이었다.

당시 '서양식 페르소나'라고 잠깐 화제가 되었지만 이후 별다른 정보는 없었고

발매 무렵에는  패링 관련 정보만 많아 난잡한 턴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직접 플레이해보니 실시간 회피와 패링(되치기)이 턴제 시스템에 절묘하게

녹아들어 있어 상당히 훌륭하다. 다만 적의 공격력이 상당히 높고 전투마다

패링과 회피를 고려해야 해서 긴장감과 피로감이 강하다는 단점도 있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그래디언트 카운터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전투승리후 표시

실제로 어려운 게임이 맞다. 패링은 굉장한 쾌감을 주지만 그에 맞춰

적의 난이도도 설정되어 있는지 기본적으로 적들이 강하다.

난이도를 한 단계 내리면 패링과 회피가 수월해지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전략과 캐릭터 빌드 업을 해야 중후반도 무난하게 진행할 수 있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캐릭터 창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페르소나가 연상되는 턴 장면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베르소의 레벨차 공격

캐릭터 빌드업 시스템은 잘 구성되어 있지만 각 직업군의 효율성 차이가 너무 뚜렷하고 

마엘의 필살기 '스탕달'이 너무 강력해서 빌드 다양성 측면에서는 조금 아쉽다.

난 난이도를 변경해가면서 베르소를 끝까지 주력딜러로 썼고 마음 가는 대로

캐릭터들을 딜러나 서포트로 자유롭게 조합하며 플레이했지만

노말 이상 난이도에서는 어려운 보스들 때문에 효율성이 당연시되어

다양한 전략을 구상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 결국은 노멀에서는 마엘 1딜러 3서폿을 벗어나기 힘들다. )


하지만 시스템에 한계가 있다해도 회피와 패링이 들어간건 

분명히 매우 좋은 시도였고 그래픽적으로도 다른 턴제게임과 비교했을 때

액션 모션이 멋있어서 소위 '보는'맛이 좋았다.

특히 마엘의 전투는 펜싱 모션들이 많아 우아한 느낌이 돋보였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페인트리스를 향해 가는 주인공들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야영장에서 보는 거석

3. BGM - 

음악이 예사롭지 않아서 찾아보니 게임 출시와 동시에 사운드트랙이 

빌보드 클래식 차트와 클래식 크로스오버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작곡가는 개발사인 샌드폴 인터렉티브의 로리엔 테스타르드.

타이달에 앨범에 올라와 있어 요즘도 자주 듣고 있는데 아름답고 서정적이면서도

게임 속 비극적인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리는 훌륭한 사운드트랙이었다.


사운드 트랙 메인 타이틀 - ALICIA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엔딩 선택지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원정대의 의지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엔딩 스탭롤

총평 - 

개발사의 첫 발매작이라는 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게임이었다.

높은 난이도와 패링 기반 액션을 좋아하는 유저들에게도 좋겠지만

오랜만에 진짜 '시네마틱'한 스토리와 연출, 아름다운 사운드가 

돋보이는 게임이기에 난이도를 낮추고 메인 퀘스트만 플레이하더라도

 추천하고 싶다. 총 플레이 시간은 약 76시간, PS5 플래티넘 달성 완료.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플래티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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