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쓰고 멍하게 있다가 쓰는 근황

 

1. 올해는 태풍 한번 없이 바로 무더위가 시작됐다.

난 계절이 변할때마다 몸이 적응하느라 힘들어 하는데 아니다 다를까

이번 달에 벌써 연차를 두번 썼다. 5일, 그리고 오늘.

몸이 허약한 탓도 있겠지만 요즘은 일주일 루틴을 지키는데 

너무 신경을 쓰다보니 주말에도 몸이 쉽사리 회복되질 않는다.

평일에는 평일대로 회사-집과 하루건너 운동을 하고 주말에는 주말대로의

루틴을 유지하는데 이게 쉬는 날이라기 보다 평일의 연장선같은 기분으로

생활하는지라 몸이 쉬지를 않는것 같다.

그러다보니 오늘처럼 연차를 쓰고 아무 계획없이 뻗어있어야 쉬는 기분이 드는데 

때론 너무 규칙적인 것에 매몰되어 있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2. 지난달과 이번달은 고모네 결혼식에 갔다왔다.

사촌들이긴 하지만 일면식만 있는 정도.

고모님들이 여럿 계시다보니 사실 누가 누군지도 헷깔린다.

이번에는 고모님들이 건너건너 누구와 만나보라는 얘기를 건넸다.

독신에게 연애와 결혼의 조언은 오지랍이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나이든 조카에게 아직도 약간의 관심이 있으시니 해주시는 얘기다.

고마울 따름이다.

어쨌든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거절하다가 명함을 몇장 드리고 왔다.

나라고 여자에 관심이 없는건 아니다. 하지만 고모들에게 

그리고 어머니에게 이 나이먹고 이상형을 얘기할 용기는 없다.

'자기관리 잘하고 허세부리지 않는 예쁜 여자를 소개해 주십시오'

이게 쉬울리 없다. 이런저런 생각은 많고 사람 만나는게 두렵고 피곤해지니

연애와 결혼은 소원해져 버렸다.


3. 올해로 마흔 일곱. 예전 나이계산법으로 따지면 마흔 여덟이다.

계산해보니 일도 제법 오래했다. 모델러 23년차.

일은 이제 끝물이기도 하고 마음 맞는 동료도 거의 없다시피해서 재미없다. 

나이도 있고 기술도 딸리니 지금 직장이 마지막 게임회사겠구나 싶다.

거기에 예전에는 45분 정도 걸리던 출근 시간이 몇년전 제2 경인 고속도로

터널 화재 사고 이후로 거의 1시간 30분으로 두배 늘어났다.

하루에 출퇴근에 소요되던 시간이  3시간 가까이 되다보니 상당히 피곤하다.

직장다닐수 있을때 최대한 모아놔야지 싶어서 억지로 다니고는 있지만

몸도 마음도 상당히 퍼지고 있는 중.



댓글

  1. 힘내라~ 다들 여러가지 이유로 힘들게들 산다. 그래도 니가 번 돈은 니가 쓰잖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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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뭐 모든 사람은 자기가 못가본 길을 궁금해하지.ㅋㅋ
      그런데 이제 진짜 나이를 먹어가긴 하나보다. 몸이 확실히 오십대로 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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