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뒤늦게 <은하영웅전설> 을 읽고 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인 데다 여러 미디어로 나와 있어 대략 어떤 주제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정작 원작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다.
마침 작년에 리뉴얼판이 나왔길래 한 권 한 권 새 책을 사서 읽는 중인데
권당 16,000원이라 꽤 비싸게 느껴진다. 문고본이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그나저나 장편 소설을 읽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최근엔 주로 역사나 정치 관련 서적만 조금 읽는 정도였는데 딱딱한 내용 때문에
책 읽는게 고역이다가 오랜만에 소설을 읽으니 무척 재미있다.
한동안 책을 읽으면서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나 보다.
꽤 오래전에 나온 소설이다 보니 전투 장면이나 등장인물들의 서사를
다루는 부분이 요즘 기준으로 조금 유치한 경우가 있긴 하다.
소설에 나오는 함대와 병력의 숫자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거대한데
상대적으로 운용과 전술에 대한 묘사는 너무 단순하다던지
몇 세기에 걸친 제국의 귀족 체제가 갓 스무 살 남짓 된 청년 한 명에게
허망하게 무너지는 등 초반 서사가 좀 급작스럽고 엉성하다.
물론 책 말미에 실린 작가 인터뷰를 보면 어느정도 이해가 되지만
우주 통일을 위해 자웅을 겨루는 내용의 초반치곤 허무맹랑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SF적 요소보다 정치, 사회체제의 대립과 여러 인물의
철학과 가치가 부딪치는 전개가 흥미로워 재미있게 읽고 있다.
원래도 이 부분에 대한 기대가 있어서 읽어보기로 한 거였고.
읽기 전에는 라인하르트가 어떤 인물일지 궁금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한량 기질의 '양 웬리'가 딱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다.
본편 10권에 외전 5권까지 있으니 전부 정독하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동안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군생활중에 탐독했던 스즈키 코지 작가의 링 시리즈(링, 나선, 루프)와
아직 못 읽은 <링 0: 버스데이> 가 읽고 싶어서 시흥시 내 도서관을 뒤지고 있었는데
갑자기 은영전부터 시작해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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